[특집] 학교에 자연을 담자 / 김인호

학교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학교숲 조성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학교담장을 제거하거나, 학교본관 앞의 인공포장지역을 걷어내 숲으로 바꾸고, 인접 어린이공원이나 아파트단지와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넓게 교육공간을 확보하는 등의 획기적이며 미래지향적 시도, 새롭고 참신한 학교옥외환경을 자유롭게 꿈꾸는 발상이 필요하다
  • 사진 김인호 신구대 환경조경과 교수 kimih@shingu.ac.kr

    최근 도시숲을 확대하는 데 학교숲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도시 곳곳의 학교는 적당한 간격에 적당한 면적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학교에 숲이 조성되면 도시에 넓은 면적의 숲이 조성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학교옥외환경을 교육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친환경적으로 개선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으며, 이런 움직임은 대도시, 도시근교 할 것 없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교숲의 다양한 활용가능성
    이와 같은 개선은 ‘푸른 학교 가꾸기’, ‘학교녹화사업(학교공원화사업)’, ‘학교숲 가꾸기’, ‘아름다운 학교 만들기’, ‘녹색학교 만들기’ 등 다양한 이름과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개선사례들의 내용이나 결과가 물리적 환경개선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옥외환경을 가꾸고 개선하는 일에 학교구성원인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사람과 환경,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또한 함께 변화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학교운동장의 일부나 사용하고 있지 않은 학교 내 공간을 할애해 숲을 조성하고 가꾸고, 텃밭을 일구며, 생물서식공간을 조성하고, 학생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만드는 등 다양한 모양새를 띠면서 전개되고 있는 개선사업과 활동들은 학생들의 삶터인 학교환경을 학교구성원이 스스로 나서서 가꾸어간다는 측면에서 ‘삶터 가꾸기’이며 학교공동체를 구성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이러한 개선활동은 책임감 있고 환경적으로 건전한 학교구성원을 기르는 일이기도 하다.


    학교숲에 도입 가능한 유형들로 제시된 사례 (일본)

    요즘 자연과 접할 기회가 극히 부족한 도시 어린이들이 가장 쉽게 자연을 접해 자연의 원리를 터득할 수 있는 일차적인 장소는 학교옥외환경, 즉 학교숲이다. 학교숲은 국민의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일상생활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생활공간이자 학교의 뜰이며, 어린이를 위한 장소로서 자연의 요소와 직접적인 상호작용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최근 학교옥외환경에 대한 환경교육의 장(場)으로서의 중요성과 함께 도시 내 녹색네트워크를 위한 생물서식공간(비오톱)으로서의 가치와 지역공동체 문화교류의 장(場)으로서 학교공원에 대한 인식 등 학교숲의 중요성과 함께 다양한 활용가능성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숲은 조경사업이 아니다
    1999년 (사)생명의숲 국민운동에서 시작해 확대되고 있는 학교숲 운동은 학교 내에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함으로써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푸른 자연의 공간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업이다. 학교옥외환경을 개선하는 과정에 교사와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 지역 주민, 동창들이 참여해 지역사회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사회운동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학교숲 운동은 교육환경의 개선, 학교환경교육의 내실화, 지역공동체의식 제고, 학교구성원의 참여의식 배양이라는 환경적, 사회적, 교육적 의의와 효과가 있는 운동이다.

    학교숲 운동은 단지 학교의 외양을 아름답게 만드는 조경사업이 아니다. 기존에 여러 주체들에 의해 시행되어온 학교 조경사업과는 차별성을 갖는 하나의 사회운동으로서 그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있다. 그리고 시범학교 관계자들을 포함한 다양한 학교숲 운동의 참여자들과 이 원칙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교숲 운동을 통한 교육환경 개선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학교숲 조성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학교담장을 제거하거나, 학교본관 앞의 인공포장지역을 걷어내 숲으로 바꾸고, 인접 어린이공원이나 아파트단지와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넓게 교육공간을 확보하는 등의 획기적이며 미래지향적 시도, 새롭고 참신한 학교옥외환경을 자유롭게 꿈꾸는 발상이 필요하다. 이러한 학교옥외환경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학교숲 운동을 살찌우고 풍성하게 하는 근간이 될 것이다.

    미래지향적 숲속학교
    학교숲은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시숲의 중요한 거점이다. 그동안 정서적인 측면, 교육적 측면 등이 강조됐지만 이제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 교토의정서의 발효와 함께 학교숲의 여러 가지 역할 중에서도 탄소배출권과 관련된 탄소흡수원으로서 탄소순환형 사회를 구축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학교숲의 유형은 학교옥외공간 일부에 나무심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저탄소 녹색성장’이 중요한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친환경학교라는 측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학교운동장 자투리땅에 나무를 심는 소극적 학교숲에서 벗어나 ‘학교탄소중립프로그램(School Carbon Neutral Program)’을 위한 숲속학교를 꿈꿔야 한다.

    학교숲 운동에서 도입할 수 있는 유형들은 생태연못조성형, 휴게공간조성형, 학교옥상녹화형, 환경친화형 담장 조성형, 자연학습원 조성형, 학교담장 철거형, 방음림 조성형, 사육장·사육원 조성형, 야외교실·숲 교실 조성형, 채소원·텃밭조성형, 놀이시설 개선형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유형들은 학교부지 특성, 학교 주변현황 및 학교구성원들의 요구를 수렴하고 전문가의 합리적인 계획·설계과정을 거쳐 도입가능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유형별 추진으로 기존의 소극적인 녹화로 인해 학교숲 조성사업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친환경학교를 완성하기 위해 새로운 녹화유형의 도입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독일 베를린의 아돌프초등학교는 학교운동장을 숲으로 조성했다.

    학교숲 조성사업의 유형은 소극적 녹화형, 기능적 녹화형, 적극적 녹화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적극적 유형은 학교운동장의 3분의 2 정도를 녹화하는 것으로 다양한 규모의 생태적 학교숲을 조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오톱 조성과 텃밭, 숲속쉼터공간, 야외학습공간, 옥상녹화 등을 통해 친환경 학교조성을 완벽하게 도모할 수 있는 학교숲 유형이다.

    적극적 유형은 조성된 학교숲을 통해 다양한 체험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 놀이하면서 교육할 수 있는 장소제공이 가능해 숲속학교를 실현할 수 있다. 또한 도시내 중요한 그린네트워크의 거점역할을 할 수도 있다. 서울시에서 제시하는 40퍼센트 이상의 생태면적율을 확보할 수 있으며, 도시내 중요한 탄소흡수원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만 운동장의 많은 면적을 학교숲 공간으로 할애하기 때문에 학급규모를 고려한 실내체육관 조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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