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태양의 도시로 가는 길

광주(光州)는 빛고을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름과 같이 광주는 전국에서 가장 일사량이 많고 태양에너지 발전 효율이 다른 지방보다 월등히 높다. 실제로 한국에너지연구소에서 10년 이상 측정해 온 결과를 보면 태양으로부터 직접 지표면에 도달하는 일사량이 전국에서 가장 양호한 지역에 속하기도 한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수배수펌프장 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광주광역시 광산구청
 

‘빛고을’의 노력, 하지만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가기 위해 그간 많은 시도가 이뤄졌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2004년 ‘빛고을 광주를 태양에너지로’라는 슬로건으로 국제태양에너지학회를 개최했다. 이때 ‘태양의 도시(Solar City)’선언을 하고, 2007년 전국 최초로 태양에너지도시 조례를 제정했다. 에너지 절약형 선진도시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시스템 구축을 목적으로 했다. 태양에너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활용과 그에 따른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후 정부로부터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를 유치했고, 쓰레기매립장 인근에 태양에너지 마을을 건설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
 
복합단지 조성사업은 작년부터 시작되어 광주 제1, 2하수처리장에 태양광 6.78메가와트(MW), 연료전지 40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9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분산 전원 확보가 가능하다고 한다. 대용량 발전소의 경우 부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나 이번 시설은 하수처리시설 부지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또한, 광주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과거 광주의 생활 쓰레기를 매립했던 운정동 쓰레기매립장 부지에 친환경 에너지타운을 조성할 계획을 밝힌 점도 고무적이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20MW 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체험빌리지, 태양열 목욕탕 등이 건설될 예정이다. 과거 악취를 비롯하여 재산상 불이익을 받았던 매립장 주변 주민들에게 이익이 환원되도록 하고 있어 주민참여형 친환경에너지 확대의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지금의 광주는 여전히 태양에너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부분에서 다른 도시보다 더 차별적인 정책을 추진하거나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의 신재생에너지 도입비율은 2퍼센트대이고, 폐기물을 활용한 에너지를 제외하면 1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다. 전력에너지 자급률 또한 1퍼센트가 되지 않는다.
 
광주시와 같은 지방정부가 ‘저탄도 녹색도시’를 지향한다면 장단기 지역에너지 계획에 대한 구상이 있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 핵위기 시대를 광주라는 도시에서 극복하겠다는 절박함과 정부의 국가에너지계획의 틀을 뛰어넘으려는 의지도 필요하다. 광주시가 2022년 신재생에너지 11퍼센트 도입을 목표로 설정하고 정부의 2030년 목표를 앞서서 달성한다는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정책의 실효성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현재와 같다면 2020년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에너지 소비패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광주는 ‘태양의 도시’가 되겠다 선언했지만 그 실적은 아직 미비한 상태다 ⓒ광주광역시청
 
 

시민의 힘에 주목해야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서는 대규모 산업단지 건설을 위주로 하기보다는 시민참여를 통한 소규모 분산전원을 위주로 정책을 펼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에너지 정책 시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 에너지 조례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의 경우 에너지 조례와 함께 ‘원전 하나 줄이기, 햇빛 서울’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원전 1기, 1000MW 전력의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후속으로 ‘에너지 살림도시, 서울’이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낸 햇빛발전협동조합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부지임대나 저금리 대출, 서울형 발전차액지원제도 등이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을 비롯한 소용량 햇빛발전 협동조합이 도심 안에 활성화되어 가는 추세이다. 서울시의 사례를 하나로 참조하여 광주도 실현 가능한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인천광역시의 경우에도 에너지 기본조례를 통해 시민이나 시민단체 등이 에너지절약 사업에 적극적 참여 의지를 약속하는 에너지절약 협약을 시장과 체결 시 행정적 및 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조례에 명시하고 있다. 인천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도 도서관 옥상에 1호기 건립을 마치고 태양에너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주를 태양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시민사회 진영에서도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태양에너지 조례를 만들기 위해 힘을 더했고, ‘시민발전소’를 건립하기 위한 토론회도 몇 차례 갖은 바 있다. 공공부지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힘쓸 것을 여러 차례 주장했다. 현재는 광주지역의 제1호 시민참여형 햇빛발전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준비중에 있다. 광주를 진정한 태양에너지 도시, 에너지 자립도시로 만들기 위해 각계, 각층의 사람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여러 인사들이 광주햇빛발전협동조합(가칭) 준비위원회로 활동하며 3월 말에 발기인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여러 차례 회의와 함께 기존에 운영하는 햇빛발전협동조합을 답사하며 광주형 햇빛발전협동조합은 어떤 모습일까를 많은 시간 고민해 왔다.
 
광주햇빛발전협동조합(가칭)은 핵발전, 화력발전에서 벗어나 에너지 대안사회를 꿈꾸는 많은 시민들이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홍보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에너지 소비자였던 광주의 시민들이 이제부터는 에너지 생산자가 되는 뜻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1호기 100킬로와트(kW)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장소는 공공기관의 옥상이나 학교건물 위에 지을 예정이다. 시민으로부터 출자금을 받고 몇 년 후에 시민들에게 배당금을 주는 형태로 진행되며, 5구좌(1구좌 1만 원) 이상 출자하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지난 1월 광주·전남 햇빛발전협동조합 실현 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워크숍 사진제공 광주환경운동연합
 
 

다시 시작된 광주의 꿈 

 
누구나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기를 희망한다. 위험한 에너지에서 벗어나 친환경에너지로 운영되는 사회도 그 소망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태양에너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방정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것을 바꾸려는 시민들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참여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결국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햇빛발전협동조합에 참여해 에너지 생산자가 되어보는 일도 그 노력의 하나가 될 것이다.
 
‘태양은 미래다(The Sun is The Future).’ 미래의 도시공동체는 ‘탄소중립도시’이자 ‘에너지자립도시’가 될 것이다. 광주를 태양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발걸음이 다시 시작되었다. 무궁무진한 태양에너지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의 확산과 보급에 행정, 시민, 기업 등이 힘을 모아갈 것이다. 기후위기시대 지구의 건강을 회복하고 에너지 자립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광주의 발걸음을 함께 지켜봐 주길 바란다.
 
*조합원 문의 062-514-2470(광주환경운동연합)

박지연 광주환경운동연합 활동가 parkjy@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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