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7] 특집/ 새만금 - 민주당 게시판을 공격하라

민주당 게시판을 공격하라
- 65시간 사이버 1인 릴레이 시위


5월 25일 정부의 새만금 간척사업 강행발표가 있은지 채 열흘이 안 된 6월 3일 오후 1시 30분 환
경운동연합 사무실. 정보센터 최김윤희 간사의 손끝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클릭’, ‘클릭’, ‘클릭’…
사상 초유의 사이버 시위. 민주당 게시판에서 ‘네티즌들의 65시간 사이버 릴레이 시위’가 시작
된 것이다. 인터넷 동호회 유니텔 <푸른자연> 선임시삽 노동수, 다음카페 <지리산> 운영자 김영
수, 나우누리 <산누리> 부시삽 강수천, 하이텔 <자연사랑> 부운영자 박춘성, 하이텔 <산사랑> 고
문 박종학, 다음카페 <고래와 돌고래> 운영자 이선경, 네띠앙 <한글동호회> 부운영자 김영빈, 동
물사랑 커뮤니티 <하호> 대표시삽 이병우, 아프리카 클럽 <바오밥> 시삽 윤석영 등을 중심으로
이른바 <사이버행동대>가 조직됐다. 행동대는 ‘새만금 강행발표는 무효’를 주장하며 환경의 날
인 6월 5일을 기념하여 65명의 행동대원이 65시간 동안 집권당인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시
위를 벌이기로 함에 따라 이날 행동에 돌입했다.
간척사업 강행발표에 따른 사회각계각층의 반발이 드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세대로 주목받
고 있는 네티즌들도 이에 뒤질세라 긴급히 가담한 것이다. 새로운 문화적 패러다임을 열어가고
있는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시위는 그야말로 ‘소리없는 전쟁’이
었다. 아직 그 영향력을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미래정보시대에는 무시할 수 없는 여론세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실명을 밝히며 간척반대를 외치는 수많은 글들이 게시판을 ‘도배’하는 한편 ‘안티알바’,
‘아이스맨’ 등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소수의 아이디는 사이버 시위를 댓가를 바란 아르바이트
생의 행위로 평가절하하며 수준이하의 글을 반복적으로 올리며 대응하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게시판에는 이런 글들이 올라왔다.

우리나라에 쌀이 그렇게 부족합니까
안녕하세요.
저는 담양 한빛고등학교 2학년인 김환희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이런 곳에 글을 올리기에 생각이 많이 부족하지만 혹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
는 마음에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수요일부터 3박4일 동안 자연체험학습을 다니면서
농업기반공사가 지은 새만금간척사업기념관도 가보고 장승들이 세워져있는 해창갯벌에 가서 <새
만금간척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에서 일하시는 분으로부터 간척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도 듣
고 왔습니다. 서로 상반되는 의견들을 들으면서 혼란스럽기도 했는데요. 역시 간척사업은 중단되
어야 한다는 결론을 제 나름대로 내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정치하시는 분들은 귀가 막힌 겁니까? 아니면 일부러 안 듣는 것입니까? 갯벌에 생계를 의
지하는 어민들의 목소리와 여론이 안 들리십니까? 갯벌을 없애서 농지를 만든다고 하는데 우리나
라에 쌀이 그렇게 부족합니까? 그리고 수천년에 걸쳐 생긴 갯벌 말인데요, 나중에서야 깨닫고 방
조제를 폭파한다고 한들 그것이 다시 손쉽게 생겨날 것도 아니고… 기념관에서는 지금 공사중인
방조제가 세계최대라고 자랑을 하더군요. 참 좋으시겠습니다. 간척사업의 문제점을 깨닫고 방조
제를 다시 폭파시키고 있는 선진국들이 참으로 부러워하겠군요. 그렇게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차라리 학교나 더 지어서 한 학급당 학생수나 줄여주든지… 의지할 곳 없는 -하루 2천원 정
도의 생활비로 노년을 보내시는- 노인어르신들이나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
습니까? 돈 쓸 때가 그렇게 없던가요? 세금이 남아서 썩고 있습니까?
제발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게시판에
서 이 사이버 시위를 비난하는 분들… 혹시 할 일이 없어서 그런 도배를 하고 계신다면 여기나
가보시죠. www.nongbalge.or.kr 왜 사람들이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의혹까지 받아가면서 이 시위
를 하고 있는지 잘 알게 될 것입니다. 위 주소는 바로 <새만금간척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
이라는 단체의 홈페이지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샴푸도 마구 쓰고 하기 때문에 이 글을 써 놓고도 위선인 것
같아 무척 부끄럽군요.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해창갯벌에 묻힌 향나무가 침향이 되어 떠오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tree-5@simmani.com

개발과 보존의 양립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할지는 지금까지 우리가 행해온 개발이 자연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결론을 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바로는 자연은 역
시 자연 그대로 놔두는 것이 최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 세대와 자손들이 삶을 영위하
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것들이 있겠지만 그것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인지 다른 확보수단은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원상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며 그 댓가 또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요구한다
는 것은 여러 사례에서 입증되었으므로 정책 결정자들의 현명한 판단(국가의 백년, 천년을 내다
보는)을 기대해 봅니다.
윤상혁

가상공간의 익명성과 무책임함은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실명으로 정당한
주장을 하는 목소리들을 현실공간에서 마냥 무시하고 있기는 힘든 세상이 되었다.

이상백 기자 leesb@kfem.or.kr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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