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쉽게 만들게” 약속한 기업들은 지금?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재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애써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분리해 배출해도 버려지는 것들이 적지 않다. 색상이 화려하거나 라벨이 병에 붙어 있는 경우, 또 서로 다른 재질로 제조된 페트병은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페트병 중 재활용이 되는 페트병은 1.8%로 매우 낮다. 우리가 버린 페트병 중 재활용 되는 것은 100개 중 2개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19개 기업 “재활용 쉬운 포장재로 개선할게”

 
이 때문에 시민들은 처음부터 재활용이 쉬운 포장용기로 만들어 달라 요구했고 이에 환경부와 기업들은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개선하겠다며 국민들 앞에 약속을 했다. 2018년 4월 27일 포장재 재질 구조 개선 자발적 협약이 바로 그것이다. 자발적 협약에 참여한 생산업체는 총 19곳. 재활용 의무 생산자에 속한 기업이며 페트병 출고량 상위 19개 업체로 2016년 기준 페트병 출고량 26만 톤 중에서 55%를 생산했다. 그만큼 책임이 큰 업체이기도 하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 2019년까지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페트병을 무색 페트병으로 전환 △ 페트병 생산 시 재활용 비용을 증가시키는 종이라벨 사용이나 몸체에 직접 인쇄하는 것을 제한 △ 2020년까지 재활용이 어려운 폴리염화비닐(PVC) 등의 재질을 재활용이 쉬운 페트(PET) 등의 재질로 대체 △ 몸체와 다른 재질로 이루어진 부분은 동일한 재질로 변경 등을 약속했다.  
 
약속은 지켜졌을까.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까지의 협약이행 실적을 검토한 결과,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 1294개의 제품 중 49.4%(639개)만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재활용할 수 없는 유색 페트병을 재활용이 용이한 무색 페트병으로 변경한 기업은 17개 기업 중 13개 기업만 이행했고, 이행률도 54.7%(567개)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제품 포장재 재질 단일화도 7개 기업 중 4개 기업만 이행했고, 실적 또한 202개의 제품 중 26.2%(53개)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또한 6개 기업은 재활용이 어려운 PVC 재질을 대체할 것을 권고받았으나 4개 기업만이 이를 따랐고 55개의 제품 중 19개(34.5%)만 개선됐다.
 

공개질의에도 묵묵부답 기업들 

 
 
 
누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일까. 환경운동연합은 협약을 맺은 19개 업체를 대상으로 이행 실적을 물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지난 7월 1일 공개했다. 9개 기업은 협약이행 실적을 공개했지만 10개 기업은 답변조차 없었다. 매일유업, 빙그레, 남양유업, 코카콜라, 해태htb,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서울우유협동조합,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등은 협약에 따라 포장재 재질 구조 개선을 완료하거나 높은 비율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매일유업은 “모든 제품을 협약에 따라 페트병의 재질 및 구조개선을 완료했다”라고 밝혔다. 빙그레 또한 무색 페트병으로 100% 전환했으며 라벨과 몸체 용기의 재질 통일도 91.3%에 달했다. 남양유업은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전환한 제품의 수가 계획 대비 74%에 그쳤지만 기존에 보유한 자재를 소진한 후에 올해까지 모든 제품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카콜라와 해태htb, LG생활건강은 99개 제품의 재질 개선을 통해 약 557톤의 플라스틱을 재활용이 쉬운 재질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올해 4월까지 모든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전환했으며, 2019년 기준 연간 약 111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서울우유협동조합과 ‘제주삼다수’를 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도는 2019년 기준 출고된 모든 제품에서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전환하고, 라벨 또한 개선했다고 답했다.
 
이와는 달리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농심,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오비맥주, 광동제약, 대상, 동아제약, 하이트진로 등 10개 기업은 환경연합의 공개 질의에도 아무런 답변을 내지 않았다.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 담당 백나윤 활동가는 이들 기업에 대해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최소한의 이행수단인 ‘자발적 협약’이라는 국민적 약속을 방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19개 기업들이 맺은 자발적 협약은 말 그대로 자발적이기 때문에 강제성도 없고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재가 따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심판마저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글 / 함께사는길 hamgil@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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