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텔레비전은 집콕 생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반려기계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발표한 「2020년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TV와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하루 평균 각각 2시간 51분, 1시간 55분이다. 특히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디어(방송·OTT) 시청시간을 조사한 결과, 이용시간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2.1%로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 2.3% 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특히나 요즘 방송은 본방송, 재방송,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통해서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볼 수 있다. 방송 당시 높은 시청율이 나온 프로그램은 재방뿐만 아니라 여러 번 다양한 채널에서 꾸준히 방영되고 있다. 따라서 한번 제작되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방영되면서 시청자들의 무의식에 꾸준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그것이 환경에 해가 되는 것이라면?  
 

“채널만 돌리면 나오는 일회용품” 

 
한 방송 예능프로그램에서 참가한 이들이 사용한 1회용컵이 그대로 화면에 담겼다. 사진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캡쳐
 
최근 「스트릿 우먼 파이터」란 예능 프로그램이 핫하다. 유료플랫폼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3.6%, 순간 최고 시청률 4.2%를 기록하며 케이블 및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댄서들의 대기실 장면과 연습장면이 매회 대다수 등장하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 노출되기도 한다. 바로 1회용 포장용기와 1회용컵이다. 또 다른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식스센스2」는 진짜를 찾기 위해 가짜 세트를 만드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라 이로 인해 한번 촬영되고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매주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들 프로그램만의 문제가 아니다. 방송에 일회용품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이 9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 달 동안 2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방송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조사기간 중 방송에 노출된 1회용품 사용은 총 1306(중복 제외)건이다. 생수를 포함한 음료 PET가 45%(590건)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1회용 배달용기 및 포장용기가 11.56%(151건)를 차지했다. 또한, 비닐포장재(140건)와 1회용 컵(130건)이 각각 10.71%, 10%씩 나왔다. 1회용컵 사용에 있어서 한 몸처럼 붙어있는 플라스틱 빨대는 별도 추산하지 않아도 1회용컵 사용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터링에 참여한 시민들은 “1회용품이 생각보다 많이 그리고 거의 모든 프로그램 채널에서 틀면 나온다. 참담하다”, “간접광고로 노출되는 1회용품이 많아서 기업들도 책임이 있다”, “연예인들이 앞장서서 텀블러 사용을 장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방송뿐만 아니라 방송에 간접광고를 요청하는 기업과 방송 출연자들도 환경문제가 심각함을 인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간접광고 계약 시 1회용품과 플라스틱을 제한하는 조항을 추가하자”고 제안하는 등 환경을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노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다회용기 사용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찾을 수 있었다. MBC 「100분 토론」과 tvN 「알쓸범잡」의 경우 출연자 전원이 머그컵을 사용하는 장면이 노출되었다. 이는 제작진이 1회용품 방송 노출을 근절하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초기 제작 과정에서 환경에 해가 되는 1회용품과 플라스틱 노출을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
 

환경이 필수인 시대 방송의 역할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회용품은 같은 용도에 한 번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모니터링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한 음료PET, 포장 용기, 포장 비닐류, 플라스틱 빨대 등은 법적으로 규정한 1회용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링 참가자들은 1회용품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로 많이 소비되고 있음에도 1회용품 관련규제에 해당되지 않아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플라스틱 물품들에 대한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또한 현재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중 제7조 12항에 ‘방송은 환경보호에 힘써야 하고 자연보호의식을 고취해야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1회용품 사용 저감 및 노출 억제에 대한 구체적 방침은 부재한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만큼 공영·종합편성·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1회용품 사용 및 노출 최소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 환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방송제작에도 반드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사항이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1회용품이 우리세대의 불필요하고 낡은 문화의 양식이 되었다면 그것은 이 세대에서 근절해야한다. 또한 환경에 무해한 새롭고 다양한 삶의 방식과 시도를 널리 알려야한다. 그 역할을 방송이 마땅히 함께 해야 한다.
 
 
글 / 조민정 서울환경연합 생활환경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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