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천에 골프장을 들이밉니까?

황룡강 하류
 
황룡강은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 입암산성 서북쪽 골짜기 내장산 자락에서 발원하여 61.9킬로미터를 흘러 광주시 광산구 송정마을 앞에서 영산강으로 흘러든다. 황룡강은 유역 면적 가운데 70~80퍼센트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접한 농경지 면적이 적고 도심에서 벗어나 있어 수량이 비교적 풍부하고 물이 맑은 편이다. 과거 황룡강 취수장이 있었을 정도로 물이 맑고 풍부했으며 경관도 빼어나다. 
 

변해가는 황룡강

 
황룡강은 장성과 광주 시민들에게 매력적인 피서지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접근성도 좋다 보니 광주 광산구, 장성군에서는 황룡강 둔치 부지 등을 개발하고 싶어 한다. 대체 수원 개발과 지역 개발에 걸림돌이 되는 이유 등으로 2002년에는 황룡취수장이 해제되었고, 하천 정비사업으로 사면이 정형화 되는 등 황룡강 본연의 모습도 많이 잃기도 했다. 이미 상류에 장성댐, 그리고 농업용 보들이 촘촘히 있어 완전한 본연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여전히 원시적인 자연성을 가지고 있기에 보호지역 지정 가치도 높다고 평가 받고 있다. 그래서 각종 하천사업으로 모습이 변할 때마다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장성 구간의 황룡강의 모습은 많이 변했다. 장성군이 국비 등을 지원받아 ‘황룡강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도 여기에 일조를 했다. 기본적인 치수사업이나 생태하천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친수기능을 강화하는 내용들을 주안점으로 두었기 때문에, 자연적인 모습에서 인위적인 포장이 많은 하천으로 변해갔다. 호안 정비, 자연형 여울보 설치, 식생 복원 및 물억새 숲 조성, 수질 정화 습지 및 초화단지 조성, 자전거도로 정비, 생태광장 조성 등이 내용이다. 둔치가 알록달록 꽃밭에, 자전거도로, 산책로, 광장, 공연장 등이 즐비하다. 생태하천조성이라는 이름에 걸맞으려면 횡단구조물인 보를 철거를 한다거나, 호안을 자연형으로 복원하는 내용이라도 있어야 할텐데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비상시 이용하겠다며 다리를 더 늘렸다. 
 

둔치에 파크골프장 논란

 
광주시 광산구가 황룡강에 진행하는 골프장 공사. 장성군도 황룡강에 골프장을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장성군 주민들은 황룡강이 이렇게 변하는 게 달갑지가 않았다. 과도하다는 것이다. 2017년부터 광주환경연합은 뜻있는 주민분들과 장성 황룡강지킴이 교육을 진행했다. 20여 명의 수료생도 배출하였고, 이후 하천에 무슨 변화가 생기면 광주환경연합으로 연락을 주신다. 지난 11월에도 연락을 받았다. 장성군이 국비를 받아 황룡강 둔치에 골프장을 짓겠다는 뉴스를 봤다는 것이다. 골프장까지 짓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몇 가지 문제를 정리해서 장성군에 입장을 전했으면 좋겠다며 연락을 주셨다. 
 
11월 22일 장성군은 보도 자료를 통해 생활 SOC 사업으로 국비 3억 원을 확보, 18홀 파크골프장을 황룡강 둔치에 조성할 계획을 알렸다. 국비 3억 원에 군비 7억 원을 매칭해 총 10억 원의 사업이다. 생활 SOC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뭐라 할 일이 아니다. 다만 이번 장성군의 황룡강에 조성하려는 파크 골프장은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입지 문제이다. 주민을 위해 체육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더라도 황룡강 둔치에 친수기능과 무관한 과도한 체육시설을 조성하는 것은 맞지 않다. 둔치는 홍수 시 통수 공간이며 생태축이다. 현재도 이미 과도하게 산책로, 자전거도로, 운동장 등으로 하천공간이 점유되고 있는데 골프장까지 들어선다면, 황룡강의 하천건강성은 심하게 훼손될 것이다. 
 
둘째, 정작 파크골프장을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인지에 대한 검토가 없다. 쉽게 국비를 얻을 수 있는 요량으로 선택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시설 유지관리비 비용도 고려해야 하다. 하천둔치에 조성해놓고 방치되는 시설도 많다. 생활 SOC 시설이면 주민에게 필요한 것으로 적합한 입지를 고려해야 한다. 
 
셋째, 하천도 주민생활과 밀접한 곳인데, 정책수립에 개입할 기회가 없어 일반 주민바람과 동떨어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방하천을 관리하는 책임 주체인 자치단체가 생태하천 조성이나 복원에 대한 기본방향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지자체장 기호대로 하천모습이 바뀌고 있다.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 진행중

 
장성군을 상대로 황룡강 파크골프장 문제에 대해 입장을 냈지만, 장성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광주 광산구도 이미 황룡강에 골프장을 조성중이다. 당시 이 사실을 알지 못해 초기에대응을 못한 애석함이 있다. 황룡강은 보호가치가 뛰어난 우수습지가 있어, 국가습지보호구역을 지정하려는 절차도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천을 훼손하는 시설이 자연가치를 깎아 내리고 있다. 정치인 그리고 지자체장의 잘못된 인식과 일부 체육인 모임의 요구로 관철된 둔치 체육시설, 생활 SOC에 대해 점검과 반성이 필요하다. 
 
 
글・사진 /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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