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치수계획은 아직 심사 중 _ 최수영



낙동강 유역은 한반도 동남부에 걸쳐 있다. 북서로는 백두대간이 한강, 금강, 섬진강 유역과 경계를 이루고 동으로는 낙동정맥, 남으로는 낙남정맥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분지이다. 낙동강 유역의 면적은 2만3384평방킬로미터. 한강 유역면적보다 조금 작으나 우리나라 전체면적의 4분의 1, 영남면적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총연장은 510킬로미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 이렇게 장황하게 낙동강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나라의 사회·경제·문화·역사적 측면에서 낙동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새삼 강조하고 싶어서다.

이런 낙동강의 유역이 최근 2~3년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막대한 홍수피해를 입었다. 최근의 홍수피해는 과거의 농작물 중심에서 인명과 공공시설의 피해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낙동강 유역의 수해가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되풀이되는 수해의 원인
지난 8월 26일 부산에서 부산환경연합과 환경연합 물위원회 주최로 낙동강 유역의 ‘생태적 치수전략과 복원’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지난 5월 건설교통부(이하 건교부)가 발표한 낙동강유역종합치수계획안(이하 치수계획)에 대한 기존의 검토와 제기된 문제를 바탕으로 생태적 전략으로서의 대안제시와 지역조직간 공동대응 활동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우선 이렇게 낙동강 유역에서 수해가 반복되고 있고, 되풀이되는 피해를 예방할 수는 없는 것인가? 이에 대해 인제대 박재현 교수(환경연합 물위원회 위원)는 주제발표를 통해 “첫째 하천대응 치수사업 측면에서, 하천의 정비기본계획수립(36퍼센트) 및 개수실적(68퍼센트)이 미비한 상태, 높은 외수위의 장기간 지속과 재료 불량에 따른 제방붕괴 및 내수침수의 문제, 과다한 퇴적으로 인한 홍수소통 및 이·치수 시설물의 기능저하, 제방과 배수시설 접속부 누수와 제방규모의 설계기준 미달, 둘째 유역대응 치수사업 측면에서, 타수계에 비해 낮은 치수안전도(한강대비 20퍼센트)와 홍수조절량(금강대비 50퍼센트), 셋째 방재 측면에서, 방재계획과 치수사업계획의 미흡, 하천유지관리 및 사회적 인식의 부족”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형적, 기후학적 및 자연적 원인과 맞물려 낙동강 유역에 홍수피해가 지속되고 있어 근본적인 낙동강치수대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과거정책 답습하는 건교부 치수계획
한편 건교부는 2002년부터 연구용역과 자문회의를 거쳐 지난 5월 치수계획을 발표했다. 이 내용을 요약해 보자. 낙동강 하류의 국가하천 시점부에 200년 빈도 계획홍수량을 2만2천㎥/s(초당 입방미터)로 산정했다. 하구언 기준으로 증가된 홍수량 2600㎥/s중 퇴적토 제거 및 하구언 확장을 통해 900㎥/s를 하도에 추가로 부담하고 신규댐 4개소, 기존댐 재개발 4개소, 천변저류지 20개소, 홍수조절지 1개소, 방수로 계획으로 1700㎥/s를 유역에 분담하는 홍수방어 대안을 작성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은 기존의 치수정책에다 늘어난 계획홍수량을 가정하여 단순확대한 것으로 홍수피해의 근본적 예방과 해결보다는 과거의 정책을 반복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방수로 건설계획에 대해 박 교수는 “총연장 34.5킬로미터 중 22.5킬로미터는 개수로이며 12킬로미터에 이르는 구간은 터널 형태로 홍수저감 측면에서는 효과가 탁월하나 담수의 해수유입에 의한 염도감소와 연안생태계 교란, 서식어종의 변화가 우려된다. 이런 변화로 진해만, 마산만 양식업자들의 피해발생이 예상되고 수질 및 적조가 잦은 지역특성으로 인해 적조증가의 우려가 상존한다”고 말하고 있다. 건교부의 한 보고서 역시 ‘방수로 건설은 피해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하구언 확장방안에 대해 박 교수는 “홍수량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효율적인 방안이지만 하구언 오른쪽 배수로 하류는 을숙도 습지가 있어 확장할 경우 대대적 준설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철새들의 서식지 파괴가 우려된다. 또 하구언 확장에 따른 배수위 영향 분석결과에 의하면 밀양강 상류지역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나타나 홍수위 하강에 대한 대안으로는 효율성이 높지 않다. 이는 양산 상류지역이 대부분 농지 또는 산지로 홍수위의 상승에 따른 심각한 피해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규 다목적댐에 대해 박 교수는 “홍수조절에 있어 확실한 방안이나 환경문제의 저항이 크게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가피하다면 홍수방어 능력이 미비한 지역에 평상시에는 전부 열어놓고 홍수 때만 가두는 홍수조절 전용댐으로 전환하는 것도 대안중 하나”라고 제안했다. 천변저류지에 대해서는 “천변 소규모 농지를 국가가 사들여 제방을 없애고 저류능력을 키우고, 침수가능 지역은 인위적 침·배수가 유지되는 시설을 통해 첨두홍수량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하천 부지의 확장은 하천의 생태성과 치수성을 증대시키는 장점이 있으나 적지 선정, 설치방안에 대한 기술적 문제와 홍수저감 효과 정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생태적 관리방안의 제시
일반적으로 물 관리는 크게 이수, 치수 그리고 환경보전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기존의 물 관리 대책은 이수, 치수를 중점적으로 고려하다보니 환경보전은 배제되어 왔다. 또 하천 지표수 관리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하천관리의 접근 방식은 하천의 고유기능보다 인간 생활을 중심으로 한 이용대상으로 관리되어 왔다. 이런 인간 중심의 하천관리로 하천생태계는 파괴되고 무분별한 홍수터 개발로 저류 및 유수의 배수 기능을 잃었다. 여기에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발생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박 교수는 “하천의 이수, 치수, 환경보전을 위해서는 하천유역 차원의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통합유역관리’란 수량을 주요 현안으로 다루던 통합 물 관리에 수질문제를 추가한 것으로 비용효율적이며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최근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토마스의 정의에 따르면 ‘통합유역관리는 시간과 공간 및 다양한 분야(이학, 공학 등) 그리고 이해당사자와 같은 다차원적인 특성과 문제의 유기적 체계구성의 필요성을 인지한 지속가능한 수자원관리의 일련의 과정이다(Thomas and Durham, 2003).’ 앞으로 하천의 유역관리는 치수, 이수를 포함한 수자원뿐 아니라 환경생태의 문제가 포함되는 총괄적인 유역관리가 대세를 이룰 것이다. 국제사회도 1992년 리우 회의 이후 물 관리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다. 그 논의 가운데 하나가 통합유역관리로 선진국들의 실천 사례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90년대 이후 물 관리정책의 전반적 방향전환이 요구되면서 지속가능성의 개념이 정책수립과정에서 고려되고 있지만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다.

여기에 덧붙여 박 교수는 통합유역관리의 수량문제에 있어 ‘홍수총량제’를 제안했다. 이는 오염총량제에서 의미와 표현을 따온 것으로 오염총량제가 수질측면의 유역관리라면 홍수총량제는 수량측면의 유역관리라는 것이다. 즉 홍수총량제는 ‘기존의 치수방안에 각 유역의 인문사회적 요소, 지형공간적 요소, 수리수문학적 요소, 상하수도 관망 등을 고려해 유역의 최종 목표지점에서 홍수총량을 설정해 유역내 홍수량을 결정하는 것’이다. ‘기존의 치수대책이 유역간 비통합적으로 관리되어 상류지역의 유출량 증가가 하류지역의 홍수방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방식이었다면 홍수총량제는 유역별 총량의 관리를 통해 유역단위의 홍수억제 능력 제고를 위한 토지이용, 저류효율 증대, 적극적 수질관리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박 교수는 판단했다. 이와 함께 생태적 방법으로 녹지공간 확충, 도시의 옥상녹화, 빌딩저류시설 설치, 빗물 이용, 우·오수관의 정비, 저수지 등의 최적운영 등 다양한 안을 제시했다.

현재 환경연합은 치수계획에 대한 물위원회 차원의 검토의견을 건교부에 제출하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제 우리가 제시해야 할 합리적인 방안들도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앞으로 더욱 적극적 정책 제안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정부도 의견수렴에 더 이상 미온적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낙동강 유역의 치수계획이 생태적 관리방안으로 전환되느냐 마느냐는 시민사회의 적극적 정책제안과 정부의 의견수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수영 su02da@kfem.or.kr
부산환경운동연합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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