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 이 땅에서 사라져 가는 야생동물(18)

벌채지역을 옮겨 다니는 붉은점모시 나비


모시와 같이 투명한 순백의 날개를 지니고, 선홍빛 붉은 점이 있다고 하여 붉은점모시나비라고
불리는 동북아시아 특산 종이다. 한반도에서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지에서 비교적 흔하게
생활하던 북방계통의 한지성 나비이다. 사촌 종인 모시나비와는 먹이식물이 다르고 생태적으로
도 차이를 지니고 있다. 붉은점모시나비는 5월 중순에서 6월에 걸쳐 나타나는데, 암컷은 6월 중
순까지도 보인다. 산지와 인접한 강가나 계곡 주변을 마치 꽃구경 나온 새색시와 같이 우아하게
날개짓하며 여기저기 날아다닌다. 산길을 따라 낮게 날며 기린초, 엉겅퀴, 아카시나무 등의 꽃에
서 흡밀한다. 수컷은 능선을 따라 정상쪽으로 날아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산 아래로 내려오기도
한다. 미끄러지듯 활강하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속명 파르나시우스(Parnassius)는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 근처의 태양의 신 아폴로(Apollo)가 살
고 있었다는 파르나시우스 산에서 유래한다. 날개가 순백인 모시나비에 비해 이 속에 속한 대부
분의 나비들은 날개에 붉은 점무늬가 있어 아폴로의 붉은 태양을 연상시킨다. 종명 브레메리
(bremeri)는 붉은점모시나비를 세상에 학술적으로 최초로 발표한 영국인 나비학자 브레머
(Bremer)씨의 이름에서 따왔다.
최근 이 나비의 서식처가 파괴되는 일이 많아 보기가 어려워졌다. 환경부에서 보호대상 나비로
특별히 보호를 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서식지가 급격하게 그것도 대규모로 축소되어 가고 있다.
2002년 한반도의 등뼈인 백두대간 산줄기 가운데 삼척과 정선 지구의 산지에서 숲 관리를 위해
간벌을 한 곳을 중심으로 대량 서식하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지역은 4년에서 5년마다 벌채를 하
는 곳인데, 속성수인 일본잎갈나무를 심고 있어 이 나비의 서식지도 새로운 벌채지로 이동할 것
으로 보인다. 과거에 경기도, 강원도 강촌, 경상북도 안동, 김천, 경상남도 부산, 사천, 남해
도, 거창 등지에 살고 있었는데, 오히려 이들 저지대 지역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강원도 백두대간
의 산지에서 자주 관찰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마 기후온난화의 영향으로 한지성 나비인 붉은점모
시나비가 추운 지역으로 서식지를 옮겨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
날개의 형태나 크기에 있어서 중부 지방과 남부 지방의 개체간에는 약간의 차이가 나는데, 이것
을 지역적 아종으로 취급한다. 특히 형태적으로 서식 지역의 환경적 차이에 의해 변이가 심해 많
은 지역적 아종으로 나뉘어져 있다. 백두대간 산줄기에서 관찰되는 개체들은 크기가 약간 작고
날개색이 약간 어둡다. 백두산 지역의 붉은점모시나비는 다른 지역 개체에 비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은 돌나물과 기린초이다. 암컷은 기린초 주변의 마른 잎에 하
나씩 알을 낳는데, 알로 월동하기 때문에 직접 잎에 알을 낳지 않는다. 알은 황백색이고 만두 모
양을 하고 있으며 표면에 오톨도톨한 융기가 여러개 나 있다. 크기는 직경이 1.5∼1.7밀리미터
높이 0.8∼1.1밀리미터이다. 월동할 때에는 알속에서 1령 애벌레로 발생된 상태이다. 알 기간은
무려 325일 내외이다.
3월에서 4월 초순에 부화한 초령 애벌레는 먹이식물의 잎 가장자리를 먹으며 자란다. 애벌레는
먹이식물에서 다소 떨어진 돌 틈, 돌 위에서 쉬는 버릇이 있다. 부화 당시 초령 애벌레는 흑색으
로 몸길이가 4밀리미터 내외이다. 2령 애벌레의 몸길이는 15밀리미터, 3령 애벌레는 17밀리미
터, 4령 애벌레는 38밀리미터 내외이다. 종령 애벌레는 몸길이가 40밀리미터 정도로, 4령 애벌레
와 비슷하게 생겼고, 머리의 너비는 2.8밀리미터 정도이다. 몸은 흑색으로 몸 전체에 흑색의 긴
털이 무수히 나 있으며 몸의 각 마디 배 부위에 선명한 붉은 색 원형 무늬가 나 있다.
번데기가 되는 장소는 마른 풀 사이나 돌 틈 등지이며, 이 곳에 입에서 실을 내어 고치 모양을
만들고 그 속에서 번데기가 된다. 이때 만드는 고치는 누에고치와 달리 매우 엉성한 형태로 만든
다. 번데기는 어두운 다갈색이며 배의 등 부분이 배 아래면보다 짙다. 번데기의 높이는 8.2밀리
미터 내외이고, 몸의 너비는 8.7밀리미터, 길이는 19.5밀리미터 정도이다. 번데기 기간은 10일
전후이다.
보통 5월초에 어른벌레가 되는데, 백두대간에서는 5월말에서 6월초에 많다. 앞으로 이 나비가 한
지성 기후에 적응해 백두대간의 산지에 수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반가운 예측도 있으나, 그 이전
에 서식처에 대한 정밀 조사와 서식지 보호에 따른 법적 조치가 뒤따라야 될 것이다.

한상훈 kwirc@chol.com
야생동물 보전생태학자, 야생동물연합 상임의장



국 명: 붉은점모시나비
북 한 명: 붉은점모시범나비
학 명: Parnassius bremeri Bremer, 1864
분 류: 나비목 호랑나비과
보호현황: 환경부 멸종위기종(1998년 2월 19일).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도 보호 동물로 지정 보
호하고 있다.
분 포: 동북아시아 중위도 이상 산지 중심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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