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부실공사, 4대강사업이 무너지고 있다

예견된 부실공사, 4대강사업이 무너지고 있다

 

글·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ckpark@kwandong.ac.kr
사진제공·대구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지금 문제는 속도전이고, 전광석화와 같이 착수하고 질풍노도처럼 몰아붙여야 한다.”
2008년 12월 당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말이다. 그 후 밀실에서 6개월 만에 4대강사업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졌고 4개월 만에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는 등 각종 절차를 형식적으로 완료하고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인 2009년 11월 마침내 4대강사업은 착공되었다. 2년간의 공사로 사업은 완료단계에 있다. 속도전으로 보자면 4대강사업은 가히 명불허전이다.


정부가 4대강사업의 모범사례로 자랑하고 있는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공원사업은 계획기간이 약 4년이 필요했고 공사기간도 약 3년이 소요되었다. 살필 것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업규모면에서 그보다 약 500배 이상인 4대강사업은 기본계획에서 준공까지 3년이 걸렸다. 국토해양부는 애초 보와 준설은 2011년 6월에 완료할 것이라고 했지만 각종 부실공사로 공사기간은 늘어나고 있다. 10월에서 12월로 준공이 늦춰졌다가 다시 2012년 4월로 준공시점을 조정하고 있다. 부실공사를 보강하는 뜻도 있지만, 총선과 연계한 꼼수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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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보 하상보호공 유실로 날개벽이 주저앉아 균열이 발생했다. 균열의 폭은 위쪽에 약 20센티미터에 이르고 아래쪽에는 균열의 틈에서 물이 줄줄 새고 있다. 왼쪽 사진은 표시한 부분을 확대한 것이다]

 

예고된 문제들 곳곳에서 발생
그들만의 논리로 만들어진 4대강 마스터플랜(기본계획)에 따르면 4대강사업의 목표는 홍수방어, 물 확보, 수질개선이다. 홍수는 4대강사업 구간이 아닌 지천에서 발생하고, 확보된 물은 사용처가 없으며 보에 물을 저장하면 썩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4대강사업의 목표는 잘못 설정되었다. 방향이 잘못 설정되면 속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부작용만 증가시킨다. 지금 4대강사업 현장에서는 잘못된 설계와 부실시공으로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점들이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다.


먼저 잘못된 설계에 따른 문제점을 살펴보자. 보 부근에서 홍수위험이 증가하고, 보에 물이 고임으로 인한 수질악화와 상수원수의 처리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준설한 물량의 약 20퍼센트 이상이 재퇴적되면서 헛준설임이 드러나고 있다. 함안보에 물을 채우면 약 400만 평 농경지 침수피해(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보에서도 농경지 침수피해가 발생할 것임)가 우려되고 있고,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으로 원활한 영농활동이 어려울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역행침식으로 지천 제방과 교량이 붕괴됐고 상주보 하류지역 낙동강 본제방은 일부 유실됐다. 수압으로 수문이 비틀어져 홍수 시 원활한 수문 작동이 우려되며 하천둔치에 설치한 자전거도로와 공원의 홍수 피해 위험과 유지관리의 어려움 등이 발생하고 있다. 


부실공사로 인한 문제들도 드러나고 있다. 과도한 준설에 따른 안전장치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발생한 구미단수사태 그리고 왜관철교와 남지철교의 붕괴사건, 구미보와 칠곡보의 하상보호공 유실로 보 본체의 붕괴 우려, 대부분의 보에서 누수로 인한 콘크리트 구조물의 약화로 내구연한의 축소, 역행침식을 막기 위해 설치한 하상보호공의 유실 등이 그것이다.


물새는 4대강의 보들
급기야 4대강 보들에 물이 새고 있다. 지난 12월 5일 국토부는 4대강사업으로 건설되는 16개 보 중 낙동강 보 8개 모두와 금강의 공주보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①상대적으로 누수가 많은 상주보는 34곳에서 누수가 발생했지만 나머지 8개 보는 누수 부위가 1~4곳 이하”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또한 “②설계서대로 시공이 됐고, 누수 내용도 경미해 안전에 문제가 없다”, “③있을 수 있는 경미한 현상으로, 보완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국토부의 공식 설명이다.
먼저 상주보 외 나머지 8개 보에서는 누수지점이 최대 4곳 이하라는 설명은 사실을 축소하려는 의도다. 실제 낙동강의 나머지 7개 보의 경우 적어도 10곳 이상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있었다. 국토부는 현장에서 발생한 누수상황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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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를 막기 위해 상주보에서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누수를 막기 위해선 보 상류측에서 차수작업을 해야 하는데 보 하류측에서 애폭시로 차수작업을 하고 있음. 애폭시로 하류측에서 누수방지를 하는 것은 땜방식 차수작업이다]


누수가 발생하더라도 보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인식은 한심하다. 물론 보에 누수가 발생했다고 당장 보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균열이 간 콘크리트 사이로 물이 스며들면 겨울철에는 물이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을 통해 물과 맞닿은 콘크리트가 깨질 위험이 있다. 이러한 과정이 계속되면 결국 보의 내구연한이 줄어들 것이다. 만약 보의 수명이 50년이라면 부실공사로 인해 20~30년 정도로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다.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심각한 부실공사의 부작용이다.


누수현상보다 더 심각한 것은 보 직하류부에 설치한 하상보호공이 일부 유실된 사건이다. 구미보와 칠곡보에서 그러한 사고가 발생했고 현재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 하류부에 별다른 공사를 하지 않으면 낙차로 인해 폭포가 형성되어 보 하류부에 있는 모래가 물살에 파여 나가게 된다. 이것을 세굴현상이라 하는데, 보 하류부에 세굴현상이 발생해 모래가 파여 나가면 보 본체가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 하류부에 하상보호공을 설치하는데, 이 하상보호공 일부가 유실된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설계 잘못이라 판단된다. 즉 구미보와 칠곡보는 별다른 보강공사를 하지 않으면 붕괴될 위험이 크다. 

 

4대강사업은 한국 토목계의 수치

보는 설계서대로 시공을 했고 경미한 누수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은 4대강사업에 대한 국토부의 인식이 그대로 녹아 있다. 우리나라 중간급 기술을 가지고 있는 건설회사라도 제대로 공사를 한다면 누수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간단한 석축공사를 해도 누수가 발생하지 않는데, 대규모 보를 건설하는 현장에서 준공도 하기 전에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물이 줄줄 새는 공사장은 후진국에서나 발생함직하다. 댐을 설계하는 기준을 담은 댐 설계기준 그 어디에서도 누수를 인정하는 기준이 없다.
정치권에 떠밀려 토목계는 억지로 4대강사업을 진행했는데, 정치권이 제시한 시간표는 2년 안에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당초 불가능한 시간표대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무리한 일정으로 공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임진강에 최근 완공된 군남댐의 경우 공사기간이 6~7년이었다. 그런데 2년 만에 16개 보를 한꺼번에 다 설치하려고 하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예고된 부실공사다.


365일 24시간 쉼 없이 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됐는데 야간에는 공사장 인부들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의 높이가 10미터 정도라 콘크리트를 한 번에 타설할 수가 없기 때문에 분할해 시공한다. 즉 콘크리트가 한 번 치고 나서 마르고 나면 다시 콘크리트를 치는데 그 시공이음부(construction joint)가 부실해질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영하 10도 이상 떨어지는 현장에서는 공사를 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절기에 공사 중지 기간을 두고 있는데, 지역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공사를 일시 중지하고 날이 풀리면 공사를 재개한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야간에는 공사를 하지 않고 공사장 인부들도 수면을 취해야 한다. 허나 대낮같이 조명등으로 불을 밝히고 CCTV까지 설치해서 공사를 독려하다보니 콘크리트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4대강사업과 같은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 사업의 주체인 토목계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정치권의 시간표대로 사업을 진행하다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진 것이다. 이것은 속도전이 가져다 준 예견된 부실공사다. 속도를 강조하다보면 안전은 소홀해진다. 많은 토목인들은 이를 두고 ‘토목계의 수치’라고 인식하고 있다.

완공할 수 없는 4대강사업, 혈세만 샌다
22조 원이 소요된 4대강사업을 유지 관리하기 위한 예산은 정부추산으로 2400억 원이고 대한하천학회가 산정한 유지관리비는 연간 6000억 원에 이른다. 국책연구원인 국토연구원은 최근 「국가하천 유지 관리 방안」이라는 연구용역을 수행했는데, 이에 따르면 연간 유지관리비가 6125억 원으로 산정됐다. 그러나 재퇴적된 모래를 다시 준설하는데 약 1조 원의 추가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추가준설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4대강사업은 허상만 쫓아 다녔다고 할 수 있다. 시작은 하였으나 끝마칠 수 없는 것이 4대강사업이다. 실패한 4대강사업을 은폐하기 위해 정부는 20조 원의 지천사업을 후속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다.

 
4대강사업에서 발생한 문제를 보면 공학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인한 것보다는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대다수다. 4대강사업은 대규모 국책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비전문가인 정치인들의 목소리만 커졌을 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4대강사업은 녹색성장의 주요 사업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결코 녹색성장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사업이다. 친환경적이지 않고 예산을 낭비하였고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졸속으로 진행한 실패한 국책사업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것이다.


한 번 거짓말을 하면 그것을 감추기 위해 계속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고, 거짓말은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그러한 거짓말에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거짓말은 계속될 것이다. 이것은 밀실행정이 가져다주는 전형적인 폐단이고 4대강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이라도 국토부는 거짓말로 진실을 감추려하지 말고 4대강사업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큰 재앙을 막거나 줄일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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